새로 꾸며진 광흥창(6호선) 인근의 노무현 재단 사무실이 이전한 첫날, 오늘 강연은 검사를 그만두시고 청주에서 변호사를 하시면서 생태 농업을 하는 농부라고 불리는 것이 더 듣기 좋다는 오원근 변호사의 강연에 참석하였습니다.
먼저 새로 꾸며진 재단 사무실은 지하철역 인근을 최우선 적으로 고려한듯한 위치에 깔끔한 모습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몇 차례 이전이다 보니 자주 이사를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오원근 변호사님은 제가 업무 차 만나본 다른 법조계 분들 같지 않게 소탈한 모습이셨습니다. 그럼 그분의 강연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약 100여 평의 생태농업을 하고 있어 농부로 불렸으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에 검사를 그만두고 서울 생태 귀농학교와 전북 부안에서 생태농업의 기초를 배운 후 문경 정토원에서 100일 행자생활을 했다.
2. 생태농업이란 ‘해, 비, 바람’으로 농작물을 키우고 모든 것을 온 곳으로 되돌려 보내는 구조다. (예를 들어 똥의 경우 흙에서 자란 농작물을 우리가 먹고 배설된 후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의 생활 형태로는 그 똥이 어디로 가는지 아시는 분이 있는가? 예전에는 해양에 버리기도 했다고 하는데, 흙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것 같다.)
3. 지금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농작물은 비닐을 깔고 키운 것으로 우리는 온대지방에 살면서 비닐로 작물이 자라는 곳의 온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서 열대처럼 키운 것이다.
4. 기득권이란 어려운 말(그들만의 언어)을 쓴다. 서양에서 라틴어를 쓰는 것이 그랬고, 한겨레 신문 이전에 한자신문들이 그랬다.
5. 설득을 하려면 공격적이지 않게 태도 공손하게 쉬운 말을 써야 한다. 2007년 국내 최초의 국민참여 재판을 했다. 국민참여 재판의 배심원 제도는 배심원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국 법조인의 언어 기득권의 언어가 아닌 쉬운 말을 쓸 수 밖에 없는 제도로의 변화이다.
6. 윤구병 선생님의 지식인의 글 민중의 말을 통해 배운 바가 많다. 예를 들면 ‘촉수엄금’을 ‘손대지 마세 요’로 ‘적사함’을 ‘모레 상자’로, 말이나 글을 쉽게 하자.
7.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 게를 보자 1908 소년 창간호에 발표된 시로 ‘철썩 철썩, 철 듀르릉, 콱~’ 에서 해가 바다인줄 최근에야 알았다. 여러분들은 아셨는지? ‘바다가 아이에게’로 바꿔보자 더 좋지 아니한가.
8 대한민국의 검사는 대부분 머리 좋고 능력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권한을 남용하여 정권의 시녀로, 공명심과 출세욕망이 강한 조직으로 검사를 보이도록 했다.
9. 솔직히 서울에서 검사 생활 후 고향인 청주로 내려와 은퇴하고 전관예우 받으며 변호사 개업하고 싶었다. (부끄럽다.) 그런대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대한문 분향소에 줄 서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미련 없이 검사를 그만두었고, 수서에 살 때인데 아내도 바로 동의해주었다.
10. 노무현 대통령이 강하게 검찰을 개혁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어쩌면 잘한 것일 수도 있다. 자기 맘에 들도록 조직을 바꾸는 것은 다시 악순환을 반복하게 하지 않을까?
11. 김대중 노무현 10년을 지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대검찰청 중수부가 대선자금 수사까지 하면서 정경 유착도 없어지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중수부가 없어지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되었다. 바로 그렇게 서서히 바뀌는 것이고, OO당도 행동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도 말로는 좋은 말 많이 하지 않나? 세상이 그렇게 조금은 바뀐 것이다.
12. 시민이 깨어서 문화가 바뀌는 것이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온다.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강의 시간 중 여러 차례 웃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달변은 아니신데, 아주 재미있는 강의였습니다. 지방에서 농사지으며 27평 아파트에 살고, 처가 재산은 밭 700여 평이 전 재산이고 그 중 100여 평에 변호사님이 직접 생태 농업을 하시면 사는 이야기, 아내 분은 생협에서 최저임금 받으며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 오원근 변호사님 강의 감사합니다. 준비된 책(검사 그만뒀습니다.)의 수량이 부족해서 구입하지 못해 아쉬웠고요. 세상이 절대로 바뀌지 않을거라 절망하고 있었는데 조금씩 바뀌었단 말 듣고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했고요, 질의 응답 시간에 두 분이 반값등록금 집회 등에서 경찰에 (사진) 체증 되어 몇 년씩 재판 진행 중이고 그것 때문에 생계에 위협이 되는 분들의 (소송 관련)질문에 한없는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강연을 준비해주신 노무현 시민학교 관계자 여러분과, 오원근 변호사님과 함께 강의를 들으며 울고 웃던 모든 분들께 고맙습니다.
2013.03.28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회원 으뜸벗(장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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