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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가족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part 1 연희에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냐?

분명 내 아내 이연희 임에도 불구하고 우진, 우혁 두 아들만 떠오른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당신도 가끔 그런 말을 하지, 6 4살 두 아이들을 끼고 자다 토실한 엉덩이라도 두들겨 보면 나랑은 차원이 틀리다고, 당신과 나 사이 그 연예를 시작하던 그때로 잠시 돌아가 보면 우리 그냥 친구처럼 장난치고, 서로에게 고민 털어놓고 그러다 갑자기 내가 당신에게 매일 같은 시간에 삐삐에 녹음을 시작했지, 그 내용은 류시화님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중 발췌한 것이었어, 늘 상처가 많던 나에게, 그 상처를 감성이란 말로 위로한 그 시인의 글 중에 가장 따뜻한 부분을 내가 당신에게 들려주었지, 생각나?

 

그리고는 남들과 같은 사랑이 시작되었지, 전화하다 밤도 꼬박 세우고,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내가 늘 우선이었고, 내 판단을 존중해주었지, 그것 다 알아, 그리고 고마워, 그러면서도 당신이 힘들었다는 것은 정말 잘 몰랐어. 그 져 소위 말하는 (특별한) 배경이 없는 나는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사랑해야 했고, 경쟁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였을까 우리에게는 오랜 동안 아이도 없었고, 그 긴 시간 동안 그래서 정말 대학원으로 학원으로 특강으로 열심히 배우러 다녔던 것 같아. 늘 바빴고, 결과적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그 시간 동안 당신이 외롭기도 했을 것 같아.

 

좋은 일도 많았지, 2005년 생각나, 내가 책임자로 승진도 하고, 우리에게 결혼 7년 만에 우진이도 생기고(우리는 태 명으로 마돌이라고 불렀지), 당신도 정규직원으로 전환되고, 사실 지금 이야기지만 나는 그때 좋기도 너무 좋았지만 두렵기도 했어, 이렇게 마음먹은 대로 세상일이 돌아가다가 어느 순간 뚝하고 떨어지기는 할 텐데, 어떤 깊이로 어떤 속도로, 어떤 강도로 떨어질까? 그런 것이 두려웠어! 뭐 그런 걱정을 했냐고, 다 나의 천성인 것 같아.

 

나는 지금도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아, 그리고 지금도 내가 최고의 창의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다만 그 시간 동안, 당신을 설득하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는 있어, 늘 바라봐 주는 것을 모든 것에 동의하는지 알았어, 그러나 지금도 자신 있게 말하지만 그 힘든 시간을 견디는 원동력은 당신이야, 우진이가 똘똘하게 커주는 것도 고맙고, 우혁이가 귀엽게 사고치는 것 또한 즐거운 요즘, 당신은 나만 당신에게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이 따스하지 않아서가 아니야, 늘 마시는 공기처럼 그 공기가 황사에 섞이면 깨끗하지 않다고 불평은 해도, 늘 숨쉬게 된 것을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고맙고 감사하다.

 

part 2 우진/우혁이에게

 

늘 웃음선한 우진아, 아직은 사고뭉치 우혁아 아빠야

 

우진아 이제 글씨도 잘 읽으니까 혼자 이 편지를 읽을 수 있겠네, 우진이는 가끔씩 아빠가 41살이라 서운하지, 다른 아빠들처럼 활동성 있게 놀아주지도 못하는 것 같고, 그래도 우리 우진이는 늘 불평보다는 웃음으로 잘 커준 것 같아.

 

엄마 아빠가 맞벌이라 돌도 안되 네가 이모가 운영하는 어린이 집으로, 직장 보육시설로 옮겨 다닐 때, 아빠는 걱정이 많았어, 7년 만에 얻은 소중한 너였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번도 네가 친구들에게 물려서 와도, 맞고 와도 항의하지 않았다. 그건 다른 친구들에게도 너도 아이로서 그런 실수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진이는 잘못한 일보다, 칭찬 받는 일이 훨씬 많았어, 운동, 악기, 영어 모두 잘했다는 것이 기쁜 것이 아니고, 늘 열성적으로 참여한다는 평가, 아빠는 그것이 더 좋았다. 타고난 천재이기 보다는 노력하는 영재이기 보다, 창의성 있고 즐길 줄 아는, 한 아이가 너라는 것, 그것 자체가 아빠에게는 늘 축복이었다.

 

네 표현대로 생각 주머니가 큰 너는 MC몽이 경찰 조사를 받는 뉴스를 보고는, 아나운서 흉내를 내며 MC몽이 이를 아파서 뺏을까요? 군대를 안 가려고 뺐을까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놀라면서 많이 웃기도 했고, 두 분의 대통령이 돌아가신 영정 앞에서 소리 없이 우는 아빠를, 4~5살이던 네가 옷소매로 아빠의 눈물을 닦아 주던 기억에 아빠는 지금도 울컥해, 우진아 아빠가 건강이 썩 좋지 못하지만 아빠는 지금 못하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어떻게든 우리 가족과 오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 알지~ 하나님도 아시면 우리 가족에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주실 거라고 생각해

 

우혁아 너는 글씨도 아직 못 읽고, 엄마나 형이 읽어줘도 잠시 후면 또 딴짓을 하느라 너에게 얼마나 충분하게 전달될 지 모르지만 이제 말 배우기 시작하며, 형아 에게 아가야, 아가야 하는 너, 그것 때문에 형이 울기도 많이 울었지, 어린이 집에서도 우리 우혁이가 귀여움을 담당한다면서 지금보다 약간만 식탐을 줄이고 형이랑 좋은 친구처럼, 경쟁만 하지는 말고 동행하는, 그런 우리 막내 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빠가 뽀뽀하자고 하면 뽀뽀 안 해~ 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지 말고, 뽀뽀도 해주고(가끔 해주기는 하지만), 아빠랑 숨바꼭질 하면, 어딘가 숨어야지 벽에 붙어서 네 눈만 가리지 말고(아빤 다 보인다. 너만 안 보이는 거야)

 

연희야, 우진아, 우혁아 우리는 삶이라는 배에 함께 타고 강에서 바다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 거야 건강이라는 노를 져어가며 가고 있지, 때로는 너울에 배가 뒤집힐 위기도 있지만 그럴 때 우리 두 아들이 노래로 엄마 아빠의 흥도 올려주고, 결국 바다(세상)에 나가면 더 큰 많은 위험도 있기는 있겠지만 그 위험보다 더 아름다운 노을도, 수많은 물고기와 돌고래, 거북이도 볼 수 있을 거란 것을 믿어보면 오늘 하루 우리 가족 모두가 꼭 끌어안고 함께 자보자, 조금은 답답해도 서로의 체온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2011.5.4 어린이날 전날 아빠가 사랑하는 연희, 우진, 우혁에게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