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으뜸 가족

아빠의 실수

지난 주말 우혁 친구들이랑 우진이랑 족구하다 고의성이 없던 상황에 우진이가 쎄게 찬 공이 동생 친구 얼굴에 정통으로 연속 두번 맞고 울기에 얼덜결에 (우진이에게) "너 이쌔기 나가 (족구 시합에서 빠져)"했다.

억울한 우진이는 울면서 자기가 아빠였으면 상대편으로 보내는 정도로 마무리했을 텐데 세상에서 젤 무식하고 바보같은 아빠라고 했다.

명백한 나의 실수,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마치 헤어지기 직전의 연인에게 카톡 보내놓고 답장만 기다리다(이미 우진인 카톡방을 나간것도 모르고) 읽지 않기에 좌불안석했다.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퇴근길 난 늘 (운동 끝나고 오는) 우진이 만나는 이촌역으로 약속도 하지 않고 가보니, 쪼그려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조용하게 다가가 가방 받아주고, 조금 떨어져 걷다 경의선 타고 집에 오는길 대화도 없이 적막했다.

집이 있는 백마역에 내렸는데, (우진 다가와)"아빠 나도 너무했던것 같아"한다. 손을잡으니 손도 잡아준다.(우리는 늘 손을잡고 다녔다.) 그러고는 사실 오늘 아빠전화번호랑 회사전화번호도 지우고 나랑있던 카톡방에서도 나왔다고 했다.

우진이가 이만큼 자랐구나 벌써 아빠보다 어른 스럽구나, 아무리 내 자식이라도 실수로 뱉은 막말로 이틀동안 난 마음이 지옥속에 있었다.

용서는 꼭 힘있는 자의 나이 많은 사람의 권리가 아니라는것 아이에게 또 하나를 배웠다. 이렇게 아이는 자라고 아빠는 꼰대가 되어간다. 스스로 좋은 아빠라고 과신하며 또 꼰대가 아니라며 부정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