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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가족

궁궐에는 누가 살았을까?

가끔은 조상중에 누군가가 궁궐에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런 상상에 친구들은 여지 없이 살긴 살았을 것 같기는 한데 아마도 마당쓸던 신분이 아니었냐는 농을 합니다. 종각에 사무실이 있는 관계로 경복궁이나 창덕궁, 덕수궁 등 궁궐의 접근성이 좋아 마음만 먹는다면 점심시간에 잠시 산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 조차 쉽게 주어지지 않는 세상이네요 (ㅠ.ㅠ)


초2 아들에게 선물하여 읽게 하고 책을 좋아 하는 아이라 긍방 읽고 저랑 조선시대 궁궐에 대해 토론이라도 할 줄 알았습니다만 아직은 그럴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결국 제가 읽고 책의 주요 내용에 대해 구두로 설명해주는 방법을 택했고 제가 이야기한 내용을 텍스트로 옮기어 봅니다.


(아빠가 우진이에게 이야기 하는 궁궐에는 누가 살았을까?)

서울은 조선 시대 궁궐이 다섯 개가 있는데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이고 우진이가 가본곳은 경복궁과 덕수궁이네 궁궐은 임금(왕)님이 나랏일을 보는 공간이고 생활을 하는 집이기도 했지


조금 어렵겠지만 우리 집에 아빠방(서재), 우진이방, 거실, 안방이 있는 것처럼 궁궐은 여러 공간이 있었는데 정전은 나랑의 공식 행사를 하는 곳이고, 편전은 왕과 신하들이 업무를 보는 곳, 침전은 왕이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곳으로 ‘대전’이라고도 했어, 왕비가 사는 곳은 중궁전, 세자가 사는 곳은 동궁이라고 했지 (우리집에서는 우진이 방이 동궁인거야 ㅋㅋ)


왕은 생각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뻤는데 그래서인지 평균 수명이 47세밖에 되지 않았어, 아빠가 40대 중반이니 아빠 같은 나이의 왕들이 많이 돌아가셨다는 거지, 우리가 이렇게 오래된 조선 왕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사관이라고 해서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기록한 사람과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고 이렇게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고 아빠가 기록물의 관점에서 자랑하고 싶은 현대의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야 비록 그분이 남긴 기록물이 그와 반대되는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유용당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많지만 결국은 기록을 남기는 사람만이 평가 받을 수 있는 거야 우진이가 읽기를 쓰는 것도 아빠가 페이스북을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다 기록인거야


또 드라마 정도전에 보면 이성계가 무장인데 ‘대학연의’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역모의 눈총을 받잖아 대학연의가 바로 역대 왕들의 사례를 들어 가면서 왕이 마땅히 알아야 할 이치와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해 놓은 책이기 때문이야


왕은 비록 세습 받은 권력이지만 세자가 할 일은 오직 공부뿐이었어 그리고 시험은 그동안 배운 것을 외워 보이면 서연관이 성적을 매겼는데 통, 약, 조, 불, 방외로 통이 가장 우수한 성적이었어 아빠가 학교 다닐때는 수우미양가였고 우진이는 둘다 처음 들어보는 것이지


그리고 세자빈(세자의 부인)을 뽑을 때는 금혼령을 내려 세자와 비슷한 나이인 10세에서 12세 사이의 여자 아이들은 결혼을 하지 말고 일단 대기하라는 거야 지금 우진이가 9살이니까 결혼을 엄청나게 빨리 한거지


이밖에도 임금님의 비서 역활을 하는 내시, 궁궐의 일꾼인 궁녀 등도 있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상선이라고 해서 내시부의 우두머리로 왕의 신임도 받고 궁궐 안의 모든 일을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 이야기도 자주 나오지, 궁녀나 내시처럼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그 시대를 만들어 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었지, 이처럼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지 않고 너무 한쪽으로 많이 것이 쏠리면 민란이 잃어 나거나 권력 기반을 잃어버려서 나라가 바뀌거나 하는 일들이 일어난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지


지금은 우진이가 이책이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3~4학년 정도가 되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우진이가 아빠에게 들어서 이해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궁궐에 사는 누군가(?)의 권력을 탐하기 보다 힘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 힘을 균형있게 쓰는 힘없는 사람을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2014.8.11 우진아빠가 우진이에게 들려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