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약 11개월째 탁구를 배우고 있습니다.
혹자는 ‘누가 탁구를 레슨 받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몸 치인 저로서는 레슨 후 땀에 젖어 샤워하는 그 느낌 그 순간이 너무도 좋습니다.
탁구를 즐기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친구들과 상대편 테이블로 서너 번 공만 넘겨도 이기는 일명 막 탁구에서, 순수한 동호인으로 또는 프로 선수가 되어 중국선수와 올림픽에서 자웅을 겨루는 것도 모두 탁구를 즐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내 탁구에는 그 수준에 맞는, 아마추어로 즐기다 프로선수가 되었다면 그 격에 맞는 적절한 장비(전략)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는 탁구뿐만이 아니고, 골프도 그렇고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장비(정치에서는 전략/전술)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보면 유남규 선수가 펜홀더 스타일의 라켓을 가지고 훈련을 하다 올림픽에서 쉐이크홀더 스타일의 라켓을 제공 받았다면, 양용은 선수가 타이거우즈와의 PGA 시합에서 이제 막 골프 시작한 초보자용 골프채로 시합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런 중대한 경기에 나서면서 어땠었는지 되돌아 봅니다.
어느 한 정치인을 좋아하는 팬클럽의 회원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좋은 정치를 하는 것을 원하는 시민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대권에 나서는 것, 나서서 승리하는 것을 원하고 함께하는 당원으로서 우리는 매우 다른 행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혹자는 ‘노사모’는 순수한 팬클럽이지만 위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반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솔직하게 존경하고 사랑하고 보고만 싶은 우리 노짱이 ‘민주당’후보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이 가능했냐? 복기해 볼 때 ‘응’이라고 쉽게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민주당과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수 자로서 우리내부 일부의 전략이 진보신당의 잔류파와 무엇이 다른지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진보신당을 생각해 봅니다. 노짱이 집권할 때 지역과 비례대표를 합하여 10여 석이 되었던 민노당 그 중에서 노회찬, 심상정 등 스타정치인과 ‘조승수’ 등은 노짱시대에 노짱을 폄하하고 더 나아가서는 동지들에게조차 ‘종북주의’ 즉 친북 좌파 빨갱이(뭐 제 생각이니까요?) 낙인을 찍고 ‘진보신당’을 창당합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민노당이 그렇게 쉽게 죽지 않습니다. ‘강기갑’, ‘이정희’로 대표를 이어가며 민노당은 대중성을 키우고 연대 연합을 기치로 대중들과 함께 호흡을 합니다.
그리고 민노당은 작년 6.2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더욱 성장하고, 진보신당은 점점 더 그저 그런 정당이 되어 있지는 않던가요?
국민 대다수는 2MB정권에 치를 떨고, 한나라당에 회의적입니다. 야권이 무언가 될 듯합니다. 야권의 연대, 연합 요구는 커져만 갑니다. 그러나 무언가 될 것 같으니까 합하여 통합하면 특별한 위치를 가지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잔류파도 진보에도 그렇고 우리 참여당에도 너무 쉽게 눈에 띄는 것 같아 민망합니다.
민주당도, 민노도, 참여도, 진보도 모두 연대/연합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쭈어봅니다.
1. 노짱시대의 민노당이 찢어져서 민노/진보신당을 나누어졌을 때랑 지금 우리 뭐 틀린 것이 있나요?
2. 당신은 지난주에 어차피 우리편인 참여당과 시민광장 식구들 이외의 대중들과 얼마나 소통하고 유시민을 알렸습니까?
3. 혹시 좋은 장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선수들에게 흰 탁구공이나 흰 골프 공을 주황색 탁구공이나 주황색 골프 공으로 색깔만 바꿔주며 ‘장비가 다는 아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열심히 훈련을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답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4. 우리가 경쟁해야 하는 선수들은 최신의 장비로, 체계적인 레슨(아무리 프로선수라 하더라도 상시적인 레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을 받으며 스스로 진화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초보자용 장비로, 장비 탓 하지 말라며 무조건 열심히 하지고 외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물론 열심히 해서, 초보자용 드라이브 채를 잡고 가끔은 300M를 날릴 수 있겠죠? 그러나 자주 OB가 난다면 스코어를 줄일 수 있겠습니까? 그런 장비는 서둘러 자신의 스윙 스피드, 자신의 체형에 맞게 바꿔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유시민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당신은 그리고 유시민은 패배자가 아닙니다. 승리할 수 있습니다. 꼭 유시민이 이겨야 이기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까지 발전하면 마음이 너무 아립니다.
참여당의 일부는 시민광장의 일부와 시민광장의 일부는 참여당의 일부와 물과 기름이 되어 따로 놀고 있지는 않나요? 들립니다. ‘너도 그러지?’ ‘예, 저도 그렇습니다.’
분명 불편한 사람 있고,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간격을 줄여보고자 아무 때나 문자 보내면 이상해서 명절 때 문자라도 또는 카카오 톡으로 인사라도 건네면 그 불편하신 분들은 대부분 답변을 씹어버립니다. ‘너도 그러잖아?’ 라고 물으신다면 이번에는 ‘아니오’라고 답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럴진대 우리가 진보신당의 독자 파와 무엇이 틀립니까? 세상의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국민의 식탁 위에 언제 스테이크가 되어 보겠습니까?
잘못한 것도 많은, 그러면서도 약간은 소극적인 제가 불편한 분들께 다가서겠습니다. 지금 즉시는 아닐지언정 명절 때 문자라도 보내면 외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언제까지 살아 있을 수 있을까요?)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렇듯이 월급쟁이 생활인으로 어린 두 아이를 키워가며, 제가 할 수 있는 외연 확대와 노무현, 유시민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그 무엇, 그 언저리 그 어디에선가 그냥 그렇게 뚜벅뚜벅 살아갈 것입니다.
메일 게시판에 무엇을 하겠다고 하지는 못하지만, 내편이 아닌 남의 편, 또는 (유시민과 참여당을 향해) 불타는 적개심에 싸인 대상들이 있다면 그 대상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우리 편을 만들거나 우리 편을 못 만들더라도 남의 편이 되지는 않도록 하는 그런 일들 지금처럼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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