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일주일에 한번씩 만 만난 지도 거의 한 달이 되었구나!
지난 주말 우혁 이가 벌써 아빠를 어색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아빠는 약간 당혹스럽기도 했다.
아빠 때문에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우진 이 늘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다.
아빠가 속초에 있는 이유
우리 가족 나름 부족한 것 없이 잘 살았고, 그 근간이 직장이고, 월급인데 그렇다고 아직 자존심을 팔고 싶지도 않고
우리 아들들 생각하면 아빠 마음이 많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아빠가 늘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지금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농부처럼 땀의 대가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고 공정하게 요구하는 절차 및 과정이며, 그 가치를 기회의 균등보장으로 부터 실현 했으면 하는 생각에 이곳에 있다.
속초에서의 생활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 법정스님의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수필집을 읽고 있다. 그 책을 통해 아빠가 편안함을 느낀다. 다행이다. 지난주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몇 번의 구설에 오르내리며 두려웠다. 비겁한 가장으로서의 두려움 뭐 그런 것들
성과급에 대한 생각
강원도에 오니 스키장이 많다. 아빠가 처음 스키를 타본 알프스 스키장은 최근에 가보거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생각해보니 최근 가본 스키장은 용평이나 대명 비발디처럼 서울에서의 접근성뿐만 아니라 종합 휴양시설로 물놀이장도 있고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그런 측면에서 알프스 스키장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며, 아빠의 직장도 알프스 스키장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빠는 네가 아직 성과급이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면, 그런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이 많은 사람이 이렇게 까지 긴 기간 직장을 스스로 나와 있을 것 같지 않다.
비정규직, 자식 세대, 고객님과 고생하시는 동료들께
비록 우리의 파업이 헌법적인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의 권리라 해도 모든 임들께 그저 미안하고 송구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성장시대에 쉽게 생활인으로 안착한 운이 좋았던 세대로 젊은 세대에 부채가 있음을 알고, 가혹한 성장 통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러나 차고 넘쳐야 나누는 것이 부가 아니고 함께 부족해도 나누는 것이 가치였으면 한다.
내가 소망하는 삶은
아빠는 너희가 늘 이기는 삶을 살라고 하지 않겠다. 세상과 소통하고, 너희가 즐거워하는 일로 직업을 가지기를 소망한다. 아빠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곳 설악처럼 조용한 곳에서 아주 많지 않은 사람들과 해와 바람 비 등 자연을 벗 삼아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썩 멋있는 글은 아니어도 글 쓰며 살고 싶다. 그 글에 대부분이 우리 가족과의 추억이 될 것이고 너희가 주인공이 될 것이다.
기억이라는 것
기억이란 흰 도화지 위에 나도 그리고 등장인물도 그들 스스로 그림을 그려 만들어 지는 것이겠지만 예쁜 색깔만 칠한다고 아름답지는 않은 것. 그래도 우리 비슷한 그림이 만들어 진다면 공유할 것이, 공유한 것이 많고 꼭 그랬으면 한다.
상처 아물기
상처가 아물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이번에 복귀하면 어떻게 상처를 아물게 할지가 걱정이다. 혹자는 아빠가 걱정할 수준의 일이 이미 아니라 하지만 가정으로만 범위를 줄여보아도 벌써 아빠가 어색해진 울 막내, 여름휴가를 혼자 보내게 된 울 아내, 너무 자랑스러운 울 큰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찾아봐야겠다. 그것이 우리의 상처가 아무는 시간 중 일부겠지만
일상의 소중함. 김범수의 제발의 노래가사처럼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2011.7.20 속초에서
'으뜸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까투리 (애니메이션)를 보고 (0) | 2011.07.31 |
---|---|
울 아들(우진) 어록 (대천해수욕장 편) (0) | 2011.07.23 |
울 아들 (우진) 어록 (성교육 편) (0) | 2011.07.10 |
울 아들(우진) 어록 (파업 편) (0) | 2011.07.08 |
울 아들 우진 어록 (0) | 2011.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