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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가족

엄마 까투리 (애니메이션)를 보고


일요일, 집사람은 근무하는 지점(하나은행)의 구조 변경 공사가 있어 짐 정리 차 출근하고 나와 아이들이 남겨진 오늘 요즘의 난 속초에서 주중에 파업에 참여를 하느라 집에 오지 못하고, 주말이면 (우리가 숙박한 유스호스텔에) 휴가철인 관계로 기 예약된 고객에 밀려 서울로 돌아오는 생활을 한 달 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생활이 아직도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런데 비가 온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숨바꼭질 그리고 함께 목욕하기, 그리고 좀 전에는 IPTV 유료 영화로 엄마와 아홉 마리 어린 까투리의 애니메이션을 봤다.


우리 막내 우혁이처럼 까투리 가족도 막둥이가 늘 자잘한 사고를 치는 모습이 귀여웠다.


애니메이션의 몇 가지 에피소드 중 마지막 장면에서 까투리 가족이 사는 마을 인근 산에 불이 나고 그 불이 번져, 까투리 가족은 피난을 가다 결국은 불속에 갇혔고, 엄마의 선택은 품안에 아홉 마리의 새끼를 품으면 잠드는 것, 그리고 불이 꺼지고 아홉 마리의 까투리는 무사했지만 엄마 까투리는 불속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우진 이가 나를 흘낏 보더니 눈이 촉촉해진다. 결국 대성통곡을 한다. 나도 울컥했다. 아 저런 것이 부모구나! 그런데 우혁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엄마 출근~ 엄마 출근~’(엄마 출근했으니까 형은 울지 말라는 뜻) 한다.


이번 주에도 우리 아이의 눈물을 본다. 거의 매주 난 아이의 눈물을 뒤로 하고 경험도 없던 파업에 참여하기 위해 속초로 가고 또 가고 또 간다.


누군가의 협박이었다면 난 속초로 가지 않고, 집에 남았을 것이다.


이제 경영진이든, 노조집행부든 누가 먼저 엄마 까투리의 모습을 보여 주냐 하는 중차대한 (결정의)시간이 임박해 오고 있다.


자꾸 나와 내 가족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하지 말아줄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