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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사회

어디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디에 사시나요?

저는 지금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삽니다. 여러분도 대부분 아파트에 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단독주택에 살다 처음 아파트로 이사간 것은 1997년 이었고 그 이후로 거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파트는 도시생활을 할 경우 우리 거주 형태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이사간 아파트의 평수가 32평 정도 되었는데 이상했던 것은 등기부 등본상 토지 지분이 약 11평 정도뿐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이해했지만, 그때는 저희 가족이 지불한 돈 보다 땅을 적게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나머지 땅은 어디로 간 거지? 하는 생각)

 

결혼 후 부모님을 모시고 1년을 함께 살다가 전세로 분가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2002년경에 제 명의로는 처음으로 경기도 고양시의 4층짜리 빌라(연립주택)을 구입했습니다. 이때 구입금액의 50% 정도를 대출 받았고,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기 전이라 금액으로는 은 약 9천 만원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위 빌라를 구입한 이유는 결혼 할 때쯤 한 달에 몇 번씩 큰 동서 가족과 파주에 있는 온천(목욕탕)을 다닐 때, 지나가던 길가의 나지막한 주택단지가 꽤나 고급스러운 주거 단지처럼 보였다는 점과(바로 그 단지를 구입했거든요), 보기보다 가격이 무척 저렴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집을 샀다고 하니 여기 저기서 어느 아파트냐?고 묻습니다. 빌라라고 하자, 왜 아파트를 사지 빌라를 샀느냐?고 한마디씩 합니다.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선택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평범한 사람으로써 집을 구입할 때 대출을 제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였고, 해당 집의 등기부등본을 봐도 주택의 평수는 31평인데, 토지 지분은 약 30평 정도 되어 부모님 집에 비해 토지 지분이 약 3배가 컸기에 그만큼 합리적 범위내의 가격대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두 주택(부모님 집, 제 명의의 집)의 상대 가격을 비교하면 그때도 비슷했고 지금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20년 후에도 그럴까요? 저는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님 집도, 제 집도 이제 지은 지 20여 년이 되어 나날이 낡아 갈 것이고 결국 건물의 가치는 결국 0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2012년 기준 건물 신축단가표를 참고해 보면 아파트와 빌라의 내용연수는 약 50년으로 아무리 길게 잡아도 50년 이상은 쓸 수 없는 공간입니다. 때문에 감가 상각이 되는 것이 상식일 텐데, 우리나라 아파트는 예외입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내용 연수 약 40년인 단독 주택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건물 가치는 0으로 평가하고 토지지분만큼의 가격으로만 거래가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라는 것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 특별한 요인(지하철 개통 등)이 없다고 가정하고 부동산의 가치만으로 분석해 보면, 초기 약 5년 정도 가격이 높고, 이후 약 15년 까지 가격이 정체하다가 15년이 지나면 재개발 기대감으로 가격이 다시 오르는 정말 독특한 구조라는 것입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쉬울 것 같은데요 3천만 원짜리 차리 자동차를 사면 매년 감가상각이 될 터인데, 10년 이상 자동차를 타면, 그 낡은 차를 무상 또는 자기 부담 거의 없이 새 차로 바꿔 줄 것이라는 기대감(부동산의 경우 일부에서는 이것이 현실이 되기도 했죠,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일반론 적으로 확산될 수가 근본적으로 있겠느냐? 는 겁니다.)으로 자동차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여러분은 그 낡은 차를 구입하시겠습니까? 아파트와 부동산 무엇이 틀리기에 부동산은 낡았다는 이유로 가격이 올라가야 할까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빌라의 경우, 전국적인 부동산 불경기로 거래가 없는 상황이지만 낮은 매매가를 기준으로 보면, 근본적인 가치(토지가격)에 비해 약 3천만 원 정도 더 높습니다. 결국 땅값을 빼면 건물 값은 3천만 원 정도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아파트는 어떻습니까?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 제가 생각에는 모든 부동산의 가격은 땅값만 있는 수준까지 더 떨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제 부모님 집은 가격이 어디까지 떨어져야 정상일까요?

 

저에게 피해가 없다고 하여 부동산 가격의 대폭락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걸 인위적으로 떠 받들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진심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 생각하시나요?

 

혹시 동의하시거나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고 어떤 선택이든 그것은 당신의 판단이며, 자유겠지만, 제 생각에는 현재의 가치에 부가되어 있는 다른 가치가 지나치게 클 경우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거품일 것이고 그 거품은 반드시 꺼질 것입니다.

 

그 탐욕의 사슬, 당신과 내가 먼저 스스로 끊고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 드리자면 사람도 그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보다 과대 평가되어 있는 경우 그 허상은 깨지고 말 것입니다. (제가 누구 이야기 하는지 아시죠?)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 생각에는 지금은 사람이 든, 부동산이 든 본질적인 가치 그것을 찾는, 찾아보려는 노력을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2013.04.08 으뜸벗(장재훈)